#1 오랜만이긴 하다. 글을 쓰는 것, 기록을 한다는 것과 생각해 보고 반성하며, 되돌아보고 후회도 해 보고 자기 위안도 하는 것은 어쨌든 비교적 자의적이든 타의적인 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느낀다.
#2 바보같기는 한데, 딱 전역하기 8개월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다. 그때는 적어도 아무런 걱정이 없이,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내가 꿈꾸던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군 복무라는 멍에 아닌 멍에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런데,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와는 완전 정반대. 마음도 순수하지는 않은 것 같고,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는 것 같으며, 다양한 사람들도 없고, 어울림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단지 손때묻은 책 몇 권과 심심할 때 켜는 노트북 한 대. 그리고 일 대 루트2의 비율을 슬프게 맞추고 있는 수많은 종이쪼가리들. 가장 큰 슬픔은 바로 꿈이 없고, 외롭다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한다면 나는 가장 큰 슬픔을 품에 안았다가 이윽고 팔이 아파서 업었다가 하는 것 같다. 모든 것이 허무하고 허무해 보인다. 그렇다고 내가 염세주의적이라든가, 니힐리즘에 근거한 넋두리를 내뱉으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분의 뜻과 생각을 이해하기가 좀 어렵고, 아님 납득하기가 다소 힘든 데에서 비롯하여 짜증이 울컥 솟구치는 것이 미운 것과, 그리고 아직 한참은 더 발전하고 성장해야 할 내 자신에 대한 한심함인 것. 새옹지마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는 진리의 성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만은 그 단어가 완벽한 예외로 처박혔으면 한다. 그러니까 새옹지마란 녀석에게 "야, 나는 이제 맞을 만큼 맞았고, 내려갈만큼 내려가서 화장실 나올 때 표정을 짓기조차도 힘들다. 그러니까 나는 좀 빼줘라." 하고 말을 건네 보던가 하고 싶다.
#3 육 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내가 해 볼 수 있었다거나, 해 놓았다거나 한 일은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군 복무 중 기간의 어느 한 달-눈치만 보며 부대에 있는 시간 내내 뛰어다니기만 했던 소위 시절은 아니다-동안 해 보았거나 해 놓은 일의 십 분의 일도 안 된다. 그 일의 양이란 물리적 외연으로부터 비롯되었다라기 보다는 형이상학적이거나 형이하학적인 수치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그러니까, 실적을 올리기 위한 어떤 발버둥침인데, 문제는 이의 결실이 제대로 맺어지지 않은데서 나오는 어떤 작은 분노와 안타까움이다. 공모전에서 전패를 한 것은 더 나은 결과로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는 주변의 위안을 매우 가볍게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상당히 큰 충격이기 때문이다. 비록 적지 않은 돈이기는 하지만 육신의 그 분이 계셨더라면 적어도 나는 이렇게 짠돌이짓을 계속하지 않아도 되고, 또 정신적으로 상당한 여유를 품고 학업에 정진했을 것이라는 게 내 뇌수에 가득찬 중론인데. 참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적어도 내 인생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 아니... 자부하기는 부끄럽다.....그렇다면 노력하지 않은 대가. 아,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아, 내가 장난으로 보내는 몇 개의 문자. 그건 장난이 아니야, 그야말로 진심이었어. 당신은 내 입장을 알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알아주었으면, 터 놓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만.
#4 그러고 보면, 그 분이 나에게 보내주신 감사한 그 분과 그 분의 제의를 단순히 걷어차고만데서 비롯된 어쩌면 자승자박이거나 필벌의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냐, 그럴리가 없다."
#5 무엇인가를 공들여 해 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아니 기억이 없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그런 것이다. 이건 분명 내가 줄곧 맛보고 있는 패인의 결정적 단서이자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6 그런데, 그야말로 어떤 기준에서 보았을 때 아무것도 없는 것같고-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보이는 기분, 그리고 그런 기분 속에서 간간이 보이는 환상, 그리고 아찔한 느낌-정확히 해발 삼십 미터에서 떨어지는 느낌-은 자꾸만 나를 연약하게 한다.
#7 아주 극단적이고, 아주 만약에 말인데, 선천적으로 어쩔 수 없이 내가 지금의 상황을 맞닥뜨렸다면 적어도 나는 이렇게 방황하고, 무던히 내 속을 활활 불태우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꿈을 꾸기조차 어렵고 힘겨웠을테니까 말이다. 아니, 감히 꿈을 꿀 엄두조차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저런.
#8 아직, 나는 너무나도 부족하고, 부족해서 그야말로 주변인들이 혀를 끌끌 차고, 또 아무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아차 하다가도, 다시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는 복화술마냥 하하하 해 버린다.
#9 내가 정말 싫은 것은 조금 가진 자들의 찡찡거림과 이유없는 무시다. 그렇다고 내가 그런 것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2 바보같기는 한데, 딱 전역하기 8개월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다. 그때는 적어도 아무런 걱정이 없이,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내가 꿈꾸던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군 복무라는 멍에 아닌 멍에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런데,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와는 완전 정반대. 마음도 순수하지는 않은 것 같고,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는 것 같으며, 다양한 사람들도 없고, 어울림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단지 손때묻은 책 몇 권과 심심할 때 켜는 노트북 한 대. 그리고 일 대 루트2의 비율을 슬프게 맞추고 있는 수많은 종이쪼가리들. 가장 큰 슬픔은 바로 꿈이 없고, 외롭다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한다면 나는 가장 큰 슬픔을 품에 안았다가 이윽고 팔이 아파서 업었다가 하는 것 같다. 모든 것이 허무하고 허무해 보인다. 그렇다고 내가 염세주의적이라든가, 니힐리즘에 근거한 넋두리를 내뱉으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분의 뜻과 생각을 이해하기가 좀 어렵고, 아님 납득하기가 다소 힘든 데에서 비롯하여 짜증이 울컥 솟구치는 것이 미운 것과, 그리고 아직 한참은 더 발전하고 성장해야 할 내 자신에 대한 한심함인 것. 새옹지마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는 진리의 성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만은 그 단어가 완벽한 예외로 처박혔으면 한다. 그러니까 새옹지마란 녀석에게 "야, 나는 이제 맞을 만큼 맞았고, 내려갈만큼 내려가서 화장실 나올 때 표정을 짓기조차도 힘들다. 그러니까 나는 좀 빼줘라." 하고 말을 건네 보던가 하고 싶다.
#3 육 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내가 해 볼 수 있었다거나, 해 놓았다거나 한 일은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군 복무 중 기간의 어느 한 달-눈치만 보며 부대에 있는 시간 내내 뛰어다니기만 했던 소위 시절은 아니다-동안 해 보았거나 해 놓은 일의 십 분의 일도 안 된다. 그 일의 양이란 물리적 외연으로부터 비롯되었다라기 보다는 형이상학적이거나 형이하학적인 수치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그러니까, 실적을 올리기 위한 어떤 발버둥침인데, 문제는 이의 결실이 제대로 맺어지지 않은데서 나오는 어떤 작은 분노와 안타까움이다. 공모전에서 전패를 한 것은 더 나은 결과로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는 주변의 위안을 매우 가볍게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상당히 큰 충격이기 때문이다. 비록 적지 않은 돈이기는 하지만 육신의 그 분이 계셨더라면 적어도 나는 이렇게 짠돌이짓을 계속하지 않아도 되고, 또 정신적으로 상당한 여유를 품고 학업에 정진했을 것이라는 게 내 뇌수에 가득찬 중론인데. 참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적어도 내 인생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 아니... 자부하기는 부끄럽다.....그렇다면 노력하지 않은 대가. 아,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아, 내가 장난으로 보내는 몇 개의 문자. 그건 장난이 아니야, 그야말로 진심이었어. 당신은 내 입장을 알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알아주었으면, 터 놓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만.
#4 그러고 보면, 그 분이 나에게 보내주신 감사한 그 분과 그 분의 제의를 단순히 걷어차고만데서 비롯된 어쩌면 자승자박이거나 필벌의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냐, 그럴리가 없다."
#5 무엇인가를 공들여 해 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아니 기억이 없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그런 것이다. 이건 분명 내가 줄곧 맛보고 있는 패인의 결정적 단서이자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6 그런데, 그야말로 어떤 기준에서 보았을 때 아무것도 없는 것같고-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보이는 기분, 그리고 그런 기분 속에서 간간이 보이는 환상, 그리고 아찔한 느낌-정확히 해발 삼십 미터에서 떨어지는 느낌-은 자꾸만 나를 연약하게 한다.
#7 아주 극단적이고, 아주 만약에 말인데, 선천적으로 어쩔 수 없이 내가 지금의 상황을 맞닥뜨렸다면 적어도 나는 이렇게 방황하고, 무던히 내 속을 활활 불태우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꿈을 꾸기조차 어렵고 힘겨웠을테니까 말이다. 아니, 감히 꿈을 꿀 엄두조차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저런.
#8 아직, 나는 너무나도 부족하고, 부족해서 그야말로 주변인들이 혀를 끌끌 차고, 또 아무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아차 하다가도, 다시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는 복화술마냥 하하하 해 버린다.
#9 내가 정말 싫은 것은 조금 가진 자들의 찡찡거림과 이유없는 무시다. 그렇다고 내가 그런 것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2011년은 반드시 나의 해. 나의 해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