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내 마음을 부여잡고, 이 모든 것을 힘 있게 밀어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일념 하에 저 두 팔(다리)를 부러뜨리려는 시늉이라고 해야 할 것인데.
- 아직은 자신이 없어요.
이미 내 마음속에는 수많은, 그러나 나와는 완벽하게 닮아버린 어느 젊은이들의 함성, 그리고 그것이 자아내는 메아리로 가득 차 있어 두 팔과 두 다리를 부러뜨리는 환상 역시도 굉장한 교태를 뽐내고만 있어. 내 눈은 역시 어리석은 인정. 그 빌어먹을 것에 굉장한, 그것도 모자라 교태라는 칭호를 선사하다니.
뛰어날아 봐, 너의 눈 밑엔 큰 바다가 춤 출거야. 짧은 시간 또 다른 생각. *
이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무너져 버린 산이 아무쪼록 잘 버틸 수 있게,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기만 해도 좋게,
마지막 발악과 질투를 서슴지 않고 내뱉는 데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거늘.
*정현철(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