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2
문득, 동기들이 보고 싶어서 하나하나 그들의 이름을 써 보고 나름대로의 근황을 추측해 보고, 사실같이 적어본다.
1. 한중규 : 대기업에 입사해서는, 자꾸 인행반장 일을 어떻게 평생 하겠냐면서 다른 일을 모색해보고는 있는 것 같은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현재 연수중이다. 성격이 사실 꽤 괜찮은데, 내 기준에서 보면 안타까운 부분도 없지는 않다. 가끔 우리 집이 그의 집 형편 정도만 되었어도 좋았겠다고 생각해 본다.
2. 이지훈 : 소식을 모른다. 지난 해 말 잠깐 보았는데, 연락이 완전히 두절되어 버렸다. 새해를 며칠 앞두고 그가 나를 소위 "얼굴책"이라는 사이트에서 친구로 등록해 놓은 것을 뒤늦게 보고는, 반가운 마음에 그에게 메시지를 남겼지만 그는 아무런 기척이 없다.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3. 조영성 : 거의 유일한 말벗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것이 나와 공통된 관심사. 올해는 마음을 잡으시고 취업을 하시든지, 아니면 살 길을 탄탄대로로 닦아놓으셨으면 합니다. 실은 그에게서 나는 나의 모습을 많이 찾는다.
4. 이종수 : 성격이 비교적 괜찮고, 의리도 있는 동기이고, 또 그럴 줄은 몰랐는데 현재 동기들 중에서는 가장 잘 된 것 같아 보인다. 대기업 중 대기업에 당당히 입사하여 벌써부터 땡보 노름을 피우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5. 이경돈 : "땅"이라는 기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본래 신학대학원을 희망한 것을 보면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외모는 그리 나쁘지 않은데 조금 허당인 측면이 있다.
6. 최홍섭 : 딱히 보고 싶지는 않은데 보고 싶기도 하고, 가끔 편하게 전화하고 싶은 상대이기는 하다. 뭐 하는지 궁금하기는 한데, 또 딱히 궁금하지는 않다. 가끔 전화를 해 보면 언제나, 항상 전화기는 꺼진 상태다. 어떤 연유로 인해 동기들보다 정확히 한 달 늦게 전역을 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7. 장두창 : 아, 이 00가 제일 잘 된 것 같다. K대 대학원을 방패 삼고는, 국가의 직접적인 녹을 먹게 되었다. 그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연락이 어느 순간 두절된 것 같아 안타깝다. 그는 자신의 전화기를 그다지 신경쓰는 것 같지 않다. 이상하게 짠돌이고, 또 속이 그렇게 넓어보이지는 않다.
8. 한은택 :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동기. 00에 사실상 실패하고나서는 내가 연락을 하기가 굉장히 민망해진 탓에, 아직 한 번도 연락을 하지 못했다. 올 3월에 신학대학원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고, 적어도 내가 볼 때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아주 여유있고 멋진 친구다. 갑자기 그가 많이 보고 싶다.
9. 서승호 : 상당히 괴팍하면서도 멋진 친구인데, 희한하게 전역과 동시에 연락이 두절되어 버렸다. 군 시절 거대한 자격증을 습득하는데 성공한 노력파이자, 외모나 스타일도 가히 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단점이자 장점은 바로 합리적이라는데 있다.
* 박원진 : ㅋ, 이 분을 빼놓았다니, 정말 나는 기억력이 오락가락하나보다. 그래도 전역하기 직전 전역 축하문자를 보내주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최근 연락이 닿았고, 또 반갑게 유선으로나마 인사를 나누었다. 대위 진급을 축하하며, 부디 전역 시 나처럼 실패 혹은 낙담(?!)하지 않게 다양한 포트폴리오형 준비를 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다른 동기들은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티아라의 지연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10. 원호완 : 강릉에서 잘 계실 것이라고 믿는다. 가끔 대구에서 그와 이야기하던 것이 생각난다. 그는 마치 할아버지처럼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11. 이수환 : 전역을 얼마 안 남긴 어느 날, 청첩장을 보내온 것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락이었다. 보기 드문 캐릭터인데다가 지금쯤은 대위 진급을 하였으므로 매우 멋지게 변해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2. 함창식 : 망이, 망소이에 버금가는 봉기의 일인자이자 선봉장인데 뒤에 따르는 사람이 몇 안 되는 것이 문제다. K대를 졸업하지 않고 학점은행제로 학사 학위를 취득하여 입대하였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의 근황도 사실은 매우 궁금하다.
13. 박동일 : 고시생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며,또 모든 것에 지나친 모습을 보여주었던 기억이 난다. 엄청난 노력파라는 것과 함께 구보를 뛸 때 혼자 엇박으로 구호를 넣는 과감함과 여유를 보여주었다. 대기업에 입사하여 실적을 걱정하고, 또 미래를 꾸릴 것에 충분히 잘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14. 한대천 : 우선 대위 진급을 축하하며, 여유롭고 꼼꼼한 자세로 잘 살기를 바랍니다.
15. 조승철 : 나름 수완을 잘 살려, 스펙이 저조한 가운데서도 아주 좋은 곳에 들어가서는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동기 중 가장 연장자답게 모든 것에 능해 보이고, 경험도 아주 풍부하여 많은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내 강의를 그저 귀엽게 봐 주던 표정이 생각난다.
16. 유재훈 : 늦은 나이에 공부를 결심하여 어느덧 공부한 지 반년이 넘었고, 그동안의 노고와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은 어떤 것을 막론하고서라도, 그리고 결과에 상관없이 박수를 보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힘든 결심이라고 생각함과 아울러 그가 꼭 합격하기를 소망해본다. 그가 수험기간동안, 가뜩이나 예민하고 톡톡 쏘는듯한 말투가 더욱 개악되어 괴팍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17. 조규현 :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는 한데, 연락할 방법을 모른다. 내 기억에 그는 조금은 염세주의적이고, 전혀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긍정/부정의 이분법적으로 생각해 보면 부정 쪽에 많이 가까운 언행을 보여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가 이제는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우선 나부터 변해야 하겠지만.
18. 이계환 : 못 본지 3년이 넘었다. 실무실습 때는 같이 어울리고 하면서 딱히 서먹하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공공교롭게도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 그도 아마 공부를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학문이 아닌 수험 공부. (덧, 며칠 전 알게 된 사실인데 그는 병원 사무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능력이 비범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19. 박준형 : 2년 전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에게 소개팅을 시켜달라는 전화를 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는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간접적으로 00증권사에 취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본의 아닌 늦깎이 신입인만큼, 잘 감당했으면 좋겠고 또 간접적으로 축하를 보낸다. 그가 알게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20. 나머지는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