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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부쳐, 미약한 생각

j.s.CHANG 2010. 9. 28. 01:03

 밤이 깊어도 여느 사람들처럼 술의 힘을 빌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술의 힘을 빌려볼까 하는 마음을 먹었던 요 근래의 내 생각에 대해서는 상당히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그런 어리석음을 범한 연유를 말하자면 과연 술의 힘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그 진한 잉크 아닌 잉크를 입 속에 들이붓는 것일까 하는 막연한 궁금함과 이렇게 나태와 방종으로 낙인찍혀버린 일상을 도피하고 싶은 잠깐의 충동이다. 혹자는 나태와 방종을 자유로 치부하고, 그러한 성격의 일상에 다른 사람을 초대하는 등의 여유 아닌 여유를 보이고 있지만 나는 어쨌든 혹자의 그러한 태도는 용납할 수 없으며 나의 충동적 생각도 그러한 것이다. 나는 이 조용한 밤, 그저 나 자신(우주의 신비)을 가만히 돌아보며 졸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조용한 밤은 그저 조용하기만 하여 나 자신을 가만히 돌아보기에 아주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여 주며, 나는 그렇게 조용한 밤에 조용함을 만끽하며 실은 조용함을 볼 수 없어도 귀로 들으며 냄새를 맡으며 들이 마시기까지 하며 나 자신을 내 보이고 싶은 생각인 것이다. 주저리주저리 내뱉은 내 생각은 비록 그 다음 날 다시 읽어보았을 때 매우 저급하고 치졸한 것인 연유로 부끄럽게 된다 할지라도 나는 조용한 밤과 조용함을 체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밤, 조용한 그대여!